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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

한시감상) 送人 (송인) 님을 보내며 -정지상-

by 학이시습지불역열호 2022. 12. 15.

送人

임을〔人〕 보내며〔送〕  

[기] 雨歇長堤草色多,

  • 비〔雨〕 갠〔歇〕 긴〔長〕 둑〔堤〕에 풀 〔草〕빛〔色〕 짙은데〔多〕, 
  • 雨 비(우) / 歇 다할(헐) / 長 길(장) / 堤 제방(제) / 草 풀(초) / 色 색(색) / 多 많을(다)

[승] 送君南浦動悲歌.

  • 남포(南浦)에서 임〔君〕 보내니〔送〕  슬픈〔悲〕 노래〔歌〕 울리네〔動〕. 
  • 送 보낼(송) / 君 임금(군), 2인칭 대명사 / 南 남녘(남) / 浦 물가(포) / 動 움직일(동) / 悲 슬플 (비) / 歌 노래 (가).

[전] 大同江水何時盡? 

  • 대동강(大同江) 물〔水〕은 어느〔何〕 때〔時〕나 마를까〔盡〕?
  • 大 큰(대) / 同 같을(동) / 江 강(강) / 水 물(수) / 何 어찌(하) / 時 때(시) / 盡 다할(진) 

[결] 別淚年年添綠波

  • 이별〔別〕의 눈물〔淚〕 해마다〔年年〕 푸른〔綠 〕 물결〔波〕에 더하네〔添〕.
  • 別 나눌(별) / 淚 눈물(루) / 年 해(년) / 年 해(년) / 添 더할(첨) / 綠 푸를(록) / 波 물결(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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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감상

기구(起句)는 시각적 심상(心象)으로 비 온 뒤에 성큼 자란 풀빛의 싱그러움을 노래한다. 승구(承句)에서는 눈물을 흘리며 임을 보내는 시적 화자의 비통한 노랫소리가 청각적 심상을 통해 귓가를 맴돌게 한다. 겨울이 끝나고 생명이 약동하는 봄에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있으니 그 슬픔과 처참함은 곱절이 된다. 전구(轉句)에서의 반어적 표현과 결구( 句)에서의 과장법은 허풍스럽다기보다는 이별을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서정적 자아의 곡진한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의미상 전구와 결구를 도치하여 시상의 흐름을 역동적으로 전개하였다.

정지상과 김부식의 시 대결 (무편집본)

김부식과 정지상은 문장의 솜씨가 서로 필적할 만하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한 번은 정지상의 시를 김부식이 매우 좋아하여 자기가 지은 시로 할 수 있게 양보해 달라고 청하였다는 것이다. 바로 이 시다.
“절간에서 독경(讀  ) 소리가 멈추니, 하늘빛이 유리처럼 청정하네.”
정지상은 끝까지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훗날 묘청의 난에 연루된 정지상은 김부식에 의해 죽임을 당하여 귀신이 되었다. 김부식이 하루는 봄을 맞아 이런 시구를 읊조렸다.
“버드나무는 천 가지가 푸르고, 복숭아꽃은 만 송이가 붉구나.”
이때 홀연히 공중에서 정지상 귀신이 김부식의 뺨을 때리며 이렇게 외쳤다.
“천 가지와 만 송이를 누가 세어 보기라도 하였다더냐? 어찌 ‘버드나무는 가지가지 푸르고, 복숭아꽃은 송이송이 붉구나.’라고 말하지 않느냐?

 

이 때문에 김부식은 매우 그를 미워하게 됐다. 훗날 김부식이 한 사찰에 머물 때에 우연히 측간에 들어갔는데, 정지상 귀신이 뒤따라 들어와 불알을 잡으며 물었다.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어째서 얼굴이 붉나?”

김부식은 천천히

 “벽 너머의 붉은 단풍이 얼굴에 비쳐서 붉지.”

라고 대답했다.

정지상 귀신이 불알을 꽉 잡으며 “이 물건의 가죽은 어떤 것으로 되어 있나?”

라고 말하니, 김부식은 

“너네 아빠의 불알은 철로 되어 있냐?”

라면서 얼굴빛도 변하지 않았다. 정지상 귀신이 불알을 쥔 손에 더욱 힘을 주니, 김부식은 마침내 측간에서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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