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마다 나오는 단어 부동층
우리나라 선거는 거대 양당의 대결이었다. 각 당들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지지자들의 결집뿐 아니라 부동층을 잡느라 전략을 짠다. 선거기간이 되면 '부동층, 부동표를 잡아야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부동층이 무슨 뜻인가? 언뜻 보면 정치에 무관심하여 마음을 움직이는 않는 표심이란 뜻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부동'을 '不動'으로 오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층은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과는 정반대의 뜻이다.
부동층은 마음을 움직이지 않을까?
부동표가 不(아닐 부), 動(움직일 동)을 쓴 不動票(부동표)라면 후보들에게는 부동층, 부동표를 잡을 이유가 없다. 아무리 후보자가 좋은 공약을 발표한들 이들의 표는 자신들에게 오지 않는 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힘을 낭비할 필요도 없다. 후보자들의 전략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표, 이 정당 또는 후보에게 투표를 할지 저 정당 또는 후보에게 투표할지 결정을 못하고 물에 떠다니듯이 왔다 갔다 하는 표심을 잡아야 승리할 수 있다.
부동층이 민심이다.
이처럼 선거철마다 후보들이 사활을 걸고 잡으려고 애쓰는 것은 '물에 떠다닌다'는 뜻의 부동표(浮動票)이다. 부동표의 '부'는 '浮(뜰 부)'자를 쓴다. 이들을 다른 말로 '중도층'이라고도 하는데 물에 떠다니는 만큼 다른 후보자 또는 정당으로 찍었다가도 이쪽 후보 또는 정당에 투표할 수도 있다. 잠시 선택을 유보하고 있지만 우리 측의 후보에게 투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활을 걸고 부동층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부동층은 '마음에서 결정을 안 하고 움직이지 않는 표'가 아니라 '마음이 물에 떠서 언제든 우리 쪽으로도 흘러 들어올 수 있는 표'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한자공부
- 不 : 아니 (불) .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 浮 : 뜰 (부). 氵(삼수변 수) + 孚(미쁠 부). 孚자는 子(아들 자)자에 爪(손톱 조) 자가 결합한 것으로 아이의 머리에 손을 올린 모습을 그린 것이다. 浮자는 이렇게 머리에 손을 올린 모습의 孚자를 응용해 물에 빠진 아이의 머리채를 잡아 끌어 올린다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 票 : 표 (표). 示(보일 시) + 覀(덮을 아). 중심부(覀)가 눈에 잘 보이게(示) 표시(表示)하여 둔다는 뜻.
- 層 : 尸(주검 시) + 曽(일찍 증). 尸(시)는 엄호(广 ☞ 집)部가 변한 것, 曾(증→층)은 지붕 위에 지붕이 겹친 높은 건물(建物), 또는 찬합 모양으로 여러 층으로 된 찜통의 뜻을 가짐. 지붕이 겹치는 데서, 겹친 것을 뜻하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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