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나 복지 문제를 두고 연례적으로 각 기업들은 노사협상을 한다. 노사협상에 대해 보통은 노동자와 회사 사이에 열리는 협상이라고 생각한다. 노사협상의 '노'를 '노동자(勞動者)'로 생각하고 '사'를 '회사(會社)'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협상장에서 노동자의 대표와 회사 경영진 또는 임원들이 나오지만 경영진이 곧 회사 자체는 아니다. '노사관계', '노사협상'의 '사'는 회사(社)가 아니다.
'노사'의 '사'는 使자를 쓴다.
'노사협상'의 올바른 한자 표기는 '勞使'이다. 회사의 의미인 '社(사)'가 아니라 사용자의 의미인 '使(사)'이다. 여기서 使는 '시킬 사'로 노동자에게 어떤 일을 지시하는 사용자(使用者)의 준말이다. 즉 회사 자체가 아니라 회사를 구성하는 여러 구성원중 하나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사관계'란 노동자와 그 노동자에게 일을 시키는 사용자의 관계이며, 노사협상은 노동자와 사용자 간의 협상이다.
노사협상, 노사관계의 정확한 의미
중요한 것은 노동자이든 사용자이든 모두 회사를 구성하는 일부이다. 사용자만 회사이고 노동자는 회사가 구성원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심각한 인식의 오류가 발생한다. 회사는 노동자와 사용자가 모였기에 社(모일 사)를 써서 회사(會社)라 할 수 있는 것이며 한 부분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는 가치를 창출할 수 없게 된다. 노사협상을 노동자와 회사 간의 협상이라고 착각하면 노동자는 마치 회사의 상대편 세력이라고 인식하는 꼴이다. 노동자도 엄연한 회사의 구성원인데 회사를 상대로 협상한다는 것은 모순이 되어버린다. 정확한 한자 단어의 이해를 통해 노사협상과 노동운동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자
- 勞 일할 (로) : 力(힘 력) + 𤇾(등불 형) 밤에도 불을 밝힌 채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
- 使 하여금, 시킬 (사) : 亻(사람 인) + 吏(벼슬아치 리) 윗사람이 아랫관리(官吏)에게 일을 시킨다는 데서 「부리다」를 뜻함.
- 會 모일 (회) : 찬합이 결합하는 모습의 상형문자 ‘모이다’나 ‘모으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 社 모일 (사) : 礻(보일 시) + 土(흙 토) 토지(土)의 신에게 제사(示) 지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제사를 지내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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